프랑스처럼 한국에서도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출근하게 될 날이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KT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버스 일반도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버스 제조사가 아닌 이동통신사가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버스를 개발하게 된 것은 관제소 통신 기술에 의지해 움직이는 특성 때문이다. 버스는 정해진 경로로만 다니기 때문에 관제소 통신 범위를 벗어난 곳까지 이동할 필요는 없다. 자율주행 승용차는 고속도로는 물론 좁은 골목길 등 난생처음 접하는 도로에서도 사람처럼 운전할 수 있는 고도의 인공지능(AI)과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버스의 경우에는 정교한 통신 기술만 잘 활용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국토부, KT 자율주행 버스 일반 도로 임시 운행 허가
KT 무선망으로 관제소와 차량간 통신…"센티미터 단위 위치 정보 교신"
프랑스·네덜란드 등 선진국선 이미 대학·공장·신도시 중심 상용화
한국선 버스 제작→운송 생태계 없어…KT "다양한 파트너 구축할 것"
프랑스 나비야나 이지마일, 네덜란드 투겟데어 등 선진국의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유럽에선 이미 대학 캠퍼스나 공장·발전소·신도시·공항 등 비교적 단순한 경로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가 활용된다. 유럽에서는 특히 자율주행 버스 전문 제작사, 운송회사, 전문 투자사 등도 생겨나고 있다. 프랑스의 자율주행 버스 운송회사 트랜스데브의 하루 평균 탑승객만 3000여 명에 달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은 자율주행 버스 생태계가 없다시피 하다. 이 때문에 3년여에 걸친 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전문 자율주행 버스 제작사가 없다보니 전자식 제어가 불가능한 기존 마을버스를 뜯어고쳐야 했다. 또 승용차보다 차체가 크다보니 장애물 탐지 센서 위치가 높아 주변 사물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제작하는 데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것이다.
KT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경기장 내 운송 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 운행한 뒤 상용화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통신 기술을 융합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