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연합뉴스]
“회의장 전체에 싸한 바람이 부는 듯 느낌이 들었다. 정상들은 깜짝 놀랐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이에 중앙일보는 워싱턴의 한반도 외교ㆍ군사전문가 6명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totally destroy)” 발언이 미국의 대북전략이 군사행동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인지에 대해 긴급 e메일 설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6명 모두 “부적절한 발언이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소장
두 사람과 달리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CNAS) 패트릭 크로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것이란 메시지를 줌으로써 그의 다차원적인 정책의 방어적 요소와 더불어 억지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대통령이 바로 다음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서울을 장사정포로 파괴하겠다고 협박한 것을 포함에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을 억지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냉전시대에도 핵억제 차원에서 ‘확증파괴’를 통해 소련의 인구 가운데 25%를 사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전 국무부 부차관보)은 “유엔연설에서 ‘로켓맨’이라고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부적절한 언어 사용은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의 공격을 가정한 발언”이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와 동맹방어 공약의 심각성을 오판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살적 행동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우리는 북한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 위협과는 상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루마니아 국방장관과 회견 자리에서 기자들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전하려고 한 메시지가 뭐냐"고 묻자 "우리는 북한 상황을 국제적인 절차를 통해 다루고 있으며 틸러슨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앙일보, 한반도 전문가 6명 긴급 설문
매티스 국방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 바란다"
CNN "유엔서 2500만명 국가 말살 위협 유례없어"
민주 상원의원 "유엔, 대북 전쟁선포 무대로 이용"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