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경기도 광주시 신익희 선생 생가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62주년 기념식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자신의‘뗑깡’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국민의당에 사과했다. [연합뉴스]
추 대표는 이날 경기도 광주 신익희 선생 생가에서 열린 제62주년 민주당 창당기념식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 부결 직후 입법부와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김이수 낙마’ 하루 뒤인 12일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한마디로 뗑깡을 놓는 집단”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당 의원 절반가량이 반대 표를 던졌다고 봐서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국민의당은 사과를 요구하며 반발, 김명수 후보자 인준이 불투명해졌다.
추 대표 “마음 상한 분들 있다면 유감”
한국당·바른정당 “부적격”고수
국민의당은 “대단히 미흡” 밝혔지만
“국정 중요 … 인준 절차 협의 응할 것”
인준 절차 들어가면 결과 장담 못해
민주당 “대통령 꿈 안철수 협조할 것”
같은 날 국민의당 최고회의에 참석한 김동철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야 3당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은 ‘김명수 반대론’을 고수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우 원내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당내 분위기가 보고서 채택에 쉽게 접근되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국회의장) 직권상정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표결에는 참여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김명수 부적격론’을 유지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24일(양승태 현 대법원장 임기 만료일) 이전에 김 후보자 인준 가·부결을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적격자’ 판단을 내렸다. ▶사법부 독립 수호 ▶사법부를 통솔할 경륜 ▶우리법연구회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전력 ▶동성애를 비롯한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 등의 측면에서 적격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상 캐스팅보트(39석)인 국민의당의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을 원색적으로, 도덕적으로 비난한 데 대한 것으로는 대단히 미흡하다”면서도 “이것과 별개로 국정이 중차대하므로 김 후보자 인준 절차 협의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따로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와 “국민의당에 유감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의 기조는 인준 절차 협의에는 나서겠지만 찬반은 자유투표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론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때와 동일하다. 기류는 혼조세다.
당내 분위기에 밝은 한 초선 의원은 “현재로서는 찬성이 조금 더 많은 분위기지만 19일 의원총회를 지켜봐야겠다”며 “안 대표도 의원들에게는 이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사청문위원들은 “김명수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성을 지키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사법부 독립을 지킬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3선 의원은 “안 의원이 대통령이라는 국정 최고책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인준에 협조할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만 바라본다면 이번에도 부결시키려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19~30일 해외순방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김형구·안효성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