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의 산란계 농가와 경기도 광주시의 산란계 농가에서 각각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나오자 주변 농가는 특히 긴장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는 3000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이 모두 237곳이다.
포천시 신북면에서 닭 12만 마리를 키우는 산란계 농가 주인 하병훈(70)씨는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출하 금지 조치로 당장 이날부터 생산되는 달걀을 모두 좁은 창고에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지역에만 3000마리 이상 산란계 농가 237곳
산란계 농장주들, 사태 장기화와 소비자 불안 우려
"사흘 이상 출하 못하면 보관 공간 없어 폐기 걱정"
전남 지역 농가들도 검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경기 지역 농가들과 비교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소비 심리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전남 지역에는 3000마리 이상 산란계 농가가 89곳이 있다.
강진군 도암면에서 닭 9만여 마리를 키우며 하루 평균 3만여 개의 달걀을 출하하는 안영식(60)씨는 ”검사 결과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도 소비자들이 한동안 달걀을 찾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안씨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달걀은 저온창고에 보관하면 되니 당장의 피해는 없겠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겨 정부의 출하 중단 조치가 해제되고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당분간 달걀 자체를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한양계협회 김양길(64) 전남도지회장은 “대다수 산란계 농가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차분히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전남 지역 대다수 농가의 경우 문제의 성분이 든 살충제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강원 지역 한 산란계 농장주는 “대형마트 등에 달걀을 납품해 왔는데 갑작스런 출하 정지로 달걀을 처리할 길이 막막해졌다”며 사태 장기화를 걱정했다. 그는 “농장에선 이틀치 생산량 정도만 보관이 가능해 3, 4일 뒤부터는 보관할 공간이 없어 달걀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강원 지역에는 출하가 중단된 산란계 농가가 87곳이다.
무안ㆍ포천ㆍ춘천=김호ㆍ최모란ㆍ박진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