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14일 “5·18 당시 헬기 사격에 의한 탄흔이 발견된 금남로 전일빌딩의 10층 내부와 외벽 등을 5·18사적지(제28호)로 지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광주시 “헬기 사격 등 계엄군과 싸운 역사적 공간” 지정
옛 전남도청 등 27곳 이어 80년 광주항쟁 상징물 '공인'
'택시운전사' 힌츠페터 등 기자들 오가며 참상 알리기도
국과수, "전일빌딩 내 탄흔, 5·18 당시 헬기서 쏜 것"
앞서 5·18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일빌딩이 5·18 때 시민군들이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공간이라는 점을 인정해 사적지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5·18 사적지는 광주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기본조례'에 따라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5·18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해 심의·지정한다.
헬기 탄흔과 총탄 흔적 등 5·18의 참혹함을 간직한 전일빌딩은 영화 ‘택시운전사’나 ‘화려한 휴가’ 등에서 옛 전남도청과 함께 5·18 관련 영화의 주된 배경으로도 활용돼 왔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역시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이 있는 금남로와 광주시내를 오가며 5·18의 참상을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렸다.
5·18사적지는 80년 5월과 관련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에 대한 원형보존과 관리를 위해 지정하고 있다. 5·18 항쟁이 시작된 전남대 정문(제1호)과 옛 전남도청(제5호), 전남대학교병원(제9호), 광주기독병원(제10호), 상무대 옛터(제17호) 등 모두 27곳이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전일빌딩은 1968년 7층 건물로 준공된 뒤 4차례 증·개축을 거쳐 1980년 현재의 지상 10층, 지하 1층 규모를 갖췄다. 그동안 건물 전체에 대한 철거나 정밀 안전진단 추진 등을 놓고 논란을 빚었으나 헬기 탄흔이 발견된 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광주시는 광주도시공사 소유인 전일빌딩에 대해 원형보존을 원칙으로 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수아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은 “5·18의 역사를 간직한 사적지를 오월정신을 배우고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과 건물 관리에 더욱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