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명동역에서 열린 여성단체의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에서 한 회원이 마네킹 사이즈의 단면을 통과하기 위해 까치발을 든 채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준호 기자
퍼포먼스를 기획한 여성환경연대 등 7개 여성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는 마네킹”이라며 “여성의 건강권과 몸 다양성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26일 서울 명동역 앞에서 열린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 '문제는 마네킹이야'에서 참가자들이 다양한 체형의 마네킹 제작, 전시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환경연대는 “‘마네킹 같은 몸매’를 칭송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상과 노동환경에서의 몸매 압박, 외모 품평, 자기 몸에 대한 불만족과 혐오를 만든다”며 “이는 여성의 건강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여성에게 길고 마른 몸을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여성의 인권ㆍ노동권ㆍ건강권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명동역 인근의 한 의류매장 유리를 통해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견에 참여한 아영 불꽃페미액션 집행위원은 “사람을 본떠 마네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네킹을 본떠 사람을 만드는 게 한국 사회”라며 “사람이 옷에 몸을 맞추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지속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윤소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도 “자기관리라는 이름으로 외모차별이 합리화되고 있다. 외모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말과 실천을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