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러시아 여성변호사 베셀니츠카야가 1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에게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선 당시 러시아 내통 의혹 당사자 베셀니츠카야 “억울” 주장
트럼프 주니어도 만남 주선자와의 e메일 공개하며 결백 호소
만남 당시 선거캠프 핵심 인사 동석 이유는 여전히 의문
e메일에선 러시아가 보유한 클린턴 후보 정보 제공 의사 밝혀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트럼프 주니어가 베셀니츠카야를 만나기 전 “러시아 정부가 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겠다며 e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골드스톤과 주고받은 것이었다. 베셀니츠카야는 골드스톤에 대해 “자신이 거물처럼 보이려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매우 중요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나란히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트럼프 주니어. [AFP=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의 e메일 공개와 베셀니츠카야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의 미 대선 연루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The Hill)’은 5가지 의문점을 정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몰랐나=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의 만남에는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백악관 선임고문)와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 등이 함께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몰랐다”고 하고 있고, 트럼프 주니어도 “아버지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드스톤이 보낸 e메일은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지난해 6월 3일 e메일에서 그는 “이 정보(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러시아 측 정보)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며 “나는 이 정보를 로나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다”고 상의했다. 로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25년 보좌한 비서 로나 그래프다.
◇쿠슈너와 매너포트는 왜 동행했나=트럼프 주니어는 관련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선거 관련 정보는 논의되지 않았고 러시아 입양 정책과 관련해 의논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베셀니츠카야가 WP, 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과 같다. 하지만 대선 때 트럼프 주니어는 캠프 관계자가 아니었다. 굳이 쿠슈너와 매너포트 등 선거캠프 핵심 인물을 동행할 이유가 없었다. 골드스톤의 e메일에는 “당신과 회의에 참석할 두 사람의 이름은 보안을 위해 내가 오늘 오후에 (이름을) 받으면 알려주겠다”고 적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중앙포토]
◇베셀니츠카야는 푸틴 측 인사일까=NYT에 따르면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국영기업을 포함해 고위 관계자의 아들 등을 자문하는 등 정부측 인사들과 관계가 깊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힐러리 클린턴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얻어 트럼프 주니어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