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탈환 공식 선언이 나오자 이란은 즉각 승리 축하와 함께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10일 “이재민과 전쟁 부상자, 도시 재건, 핵심 인프라 건설의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고국가안보회의 알리 샴하니 사무총장의 말을 보도했다. 이란 군부의 실세이자 혁명수비대를 이끄는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도 환영 인사를 하면서 “이란은 여느 나라처럼 이라크로부터 무기 거래 대금은 받고 정작 긴급할 때 돕지 않는 짓은 안 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이 발언을 IS 소탕 작전에 지상군 파병을 거부해온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시아파 민병대 활약으로 모술 탈환" 강조
이라크에 친 이란 정부 세워 영향력 확보 야욕
시리아·레바논행 '무기 거래 루트'도 복구
하시드 알사비는 알말리키 총리 재임 당시 시아파 민병대가 주축이 돼 조직된 이라크 내 연합군 격으로 주로 이란 측으로부터 군사 훈련을 받았다. IS 격퇴의 가장 큰 공을 하이데르 알아바디 정부에 돌리기보다 자신과 이란의 선견지명과 협공 덕분이었다고 자찬한 셈이다.
WSJ에 따르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알아바디 정부를 지지하지만 내년 총선을 계기로 친이란파인 알말리키를 재집권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뒤 집권했던 알말리키는 수니파를 억압하고 시아파 편향 정책을 펼쳐 극심한 종파 갈등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10일 IS가 물러난 빈자리를 이란-헤즈볼라-시아파민병대-러시아 동맹이 차지하려는 “명백한 노력”이 있다면서 이러한 반미 동맹의 강화가 가져올 지정학적 불안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의 모술 함락을 축하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IS의 완전한 파괴를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