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잠실 두산전에서 연장 10회 초 결승 투런홈런을 친 뒤 환하게 웃으며 베이스를 도는 이승엽(오른쪽)과 엄지를 치켜세운 김재걸 3루코치. [김민규 기자]
프로야구 최하위 삼성이 사자왕의 위용을 회복하고 있다. 그 중심은 역시 ‘라이언 킹’ 이승엽이다. 삼성은 2002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7차례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했다. 명실공히 21세기 최강팀이었다. 그러나 ‘저비용 고효율’을 선택한 지난해부터 삼성의 전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순위는 곤두박질쳤고 아직도 10개 팀 중 10위다.
삼성 ‘약속의 10회’ 만든 라이언킹
잠실전 결승 홈런 등 3안타 4타점
역전·동점·재역전 난타전 승리 주역
5월 이후 15승, 삼성 반전 이끌어
“은퇴 시즌, 후배들과 가을야구 할 것”
이승엽은 외국인 동료에 대한 배려도 특급이다. 지난달 2일 대구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득점(1300득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기 홈런을 친 러프의 활약이 빛바래선 안 된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날 이후 러프는 맹활약 중이며, 특히 5월만 보면 타율 0.330, 7홈런으로 삼성의 4번타자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도 반전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까지 4승(2무20패)에 그쳤지만 6일 현재 19승(2무35패)이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예전의 끈질긴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은 오후 1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5회를 넘어서자 제법 빗줄기가 굵어졌다. 유독 삼성 선수들은 수비 도중 미끄러져 타구를 놓쳤고, 실점까지 이어져 6회까지 두산에 4-7로 뒤졌다. 하지만 8회 6점을 뽑아 10-7로 역전했고, 헐거운 뒷문 탓에 다시 3점을 내줬지만 승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승엽은 경기 후 “올 시즌 팀에 큰 힘이 되지 못해 후배들과 팬들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팀에 승리를 가져다 주는 한 방을 쳐 기분이 좋다. 이 기분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SK가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SK는 5-5로 맞선 9회 말 김동엽이 안타를 치고 1루로 나간 뒤 주자를 노수광으로 교체했다. 노수광은 1사 후 2루를 훔쳤고, 이어 넥센 포수 주효상의 악송구를 틈타 3루까지 갔다. 그리고 이재원이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적시타를 날렸다. SK는 한동민의 3회 투런포(시즌 17호)로 12경기 연속 팀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9개 구단을 모두 상대로 홈런을 친 한동민은 홈런 1위 최정(18개)에 1개 차로 따라 붙었다. 광주(한화-KIA)·수원(LG-kt)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프로야구 전적(6일)
▶넥센 5-6 SK ▶롯데 5-4 NC
▶삼성 12-10 두산(연장 10회)
▶삼성 12-10 두산(연장 10회)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