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송영길 초대 러시아 특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신임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86그룹들이 당청(黨靑)에서 권력의 ‘이너서클’로 들어왔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는 정동영ㆍ김근태 등 거물급 선배들이 건재했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86그룹이 정권을 움직이는 전면에 등장한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86그룹도 대선 전후 행보에 따라 명암(明暗)이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시대, 운동권 출신 '86그룹' 재부상
노무현 정부보다 권한과 위상 강해져
임종석, 우상호, 송영길 등 '맑음'
김민석은 秋心 얻고 재기, 이인영은 '흐림'
2014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영입됐다가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합류한 뒤핵심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당내에서는 ”재선이지만 차세대 당 지도부급으로 위상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대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대선승리로 야당에서 여당 원내대표로 임기를 마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 대통령 탄핵안을 무리없이 가결시키는 것도 큰 성과"라고 꼽았다. 개성이 뚜렷한 김종인ㆍ추미애 전·현직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원내를 원만하게 이끌어갔다. 입각 대상 또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하지만 선대본부장 임명 직후 문 대통령의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일었고, 9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 ‘정계 은퇴’를 거론했다가 사과하기도 헸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중앙포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④보이지 않는 이인영=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한때 86그룹의 선두주자였으나 이번 대선에선 무대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측면 지원했으나 박 시장의 불출마로 설 자리를 잃었다. 당내에선 ”친문계도 아닌데다 추미애 대표와도 가깝지 않아 자력이 아니면 당분간 정치적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