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도착…
동행 친구가 말한다.
푸둥(浦東)에서 열릴 때는 항상 붐볐습니다. 그러나 이곳 ‘국가회의전람센터’는 수 백만 명이 일시에 몰려도 모두 수용할 수 있답니다. 푸둥 전시장이 상하이급이라면, 국가회의전람센터는 국가급입니다. 상하이를 ‘디트로이트를 능가하는 자동차 도시’로 키우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산입니다.
중국 현장 취재를 할 때마다 '그들(중국)은 누가 뭐라하든 그들이 만든 시간표 대로, 그들이 설정한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또 다르다. 우리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문제로 '나쁜 넘들'이라며 중국에서 돌아앉아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은 앞으로 나가고 있을 터다. 메가시티를 향해 달리고 있는 상하이가 그렇듯 말이다.
현대자동차 전시장에 가다
2017 상하이 모터쇼 현장 취재
어정쩡한 기술로는 안 통해
기술로 무장한 중국기업, 가격으로 공세
기술 밀리면 퇴출된다는 위기의식 필요
사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현대차는 3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감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부품업체들은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아우성이다. 중국 진출 15년여 만에 최대 위기다. 토요타도 그랬다. 2012년 센카쿠(중국 명 댜오위다오)사태로 인해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당시 잃었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데 2년여가 걸렸다.
현대도 토요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시장 회복 속도가 토요타와는 다를 겁니다. 현대의 가장 큰 문제는 어정쩡하다는 겁니다. 값도 품질도 어정쩡하지요. 중국 로컬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더 싼 값에 그 정도 기술의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많아졌습니다. 아래로는 로컬 회사의 가격에 받치고, 위로는 선진 업체의 기술에 치이고..완전 샌드위치 신세입니다.
국내 한 증권사의 상하이지사에서 일하는 증권맨이 전하는 얘기다.
현대가 이번에 공개한 신이다이(新一代)ix35 가격은 대략 15만 위안(인터넷에는 11.38만~18.68만 위안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 돈으로 치면 2500만 원에 해당한다. 과연 잘 팔릴까?
15만 위안 대 가격이면 가장 치열한 시장입니다. 외국 브랜드의 SUV가 대부분 그 정도 가격에 걸쳐 있고요. 반면 로컬브랜드 SUV차량은 그보다 훨씬 싸게 가격을 잡고 있습니다. 글쎄요. SUV가 대세이긴 합니다만, 현대차를 사야할 이유를 좀더 명확하게 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상하이의 자동차 판매회사인 위안화(源燁)자동차에서 일하는 딜러 후(胡)선생의 평가다.
그러기에 '토요타는 2년만에 실지를 회복했지만, 현대는 5년, 아니 영원히 2류 자동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상하이=차이나랩 한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