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5일과 16일(D-22) 전국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서울에서 45.6%, 호남에서 48.1%의 지지를 받았다. 각각 34.7%, 37.4%를 얻은 안철수 후보에게 10.9%포인트, 10.7%포인트씩 앞섰다. 이들 지역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지난 4~5일(D-33) 조사 때(서울 4.9%포인트, 호남 5.4%포인트)와 비교해 거의 두 배로 벌어졌다.
양강 구도, 지역·이념별 분석해 보니
호남·TK로 ‘동서 쏠림’ 현상 강해져
인천·경기, 충청 등 중원선 초접전
진보 59.6% 문, 보수 45.7% 안 지지
중도·부동층 확장 싸움 더 중요해져
문 후보가 강세를 보인 서울과 달리 인천·경기에서도 안 후보가 39.3%를 얻어 39.2%인 문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D-33일 조사 때는 문 후보가 40.8%, 안 후보가 34.8%였으나 양상이 달라졌다. 강원도에서는 문 후보 40.0%, 안 후보 34.8%로 D-33일(문재인 38.4%, 안철수 24.6%)과 비교해 격차가 좁혀졌다.
중도층선 안 42.1%, 문 39.5% 지지
유권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중도층(전체의 33.5%)은 문재인(39.5%)-안철수(42.1%)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양분했다.
이념 성향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거나 “모른다”고 밝힌 응답층(전체의 10.9%)에서는 문 후보(20.9%)를 안 후보(42.5%)가 크게 앞섰다.
유권자 표심이 진보는 문 후보, 보수는 안 후보로 쏠리면서 남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22일 동안 중도·부동층에서 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5·9 대선의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 이병일 상무는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문·안 두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이념별 고정 지지층이 분명하게 양분되는 양상”이라며 “문 후보는 얼마나 중도·부동층으로 확장성을 보이느냐, 안 후보는 보수층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진보로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진보층에서 공고한 지지를 받는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보수와 진보층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 하는 딜레마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어떻게 조사했나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5~16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유선 585명, 무선 1415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31.0%(유선 26.8%, 무선 33.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2.2%포인트다. (2017년 3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