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른둥이(미숙아) 치료 성적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신생아 집중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존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1.5㎏ 미만 극소 저체중아 생존율도 86%에 이른다. 하지만 치료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병원을 나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퇴원 후 영양 공급, 신체 발달 상황을 점검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건강하게 자란다.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는 태어나면서부터 병원 밖 세상에서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이른둥이의 눈높이에 맞춰 철저히 관리한다. 이른바 ‘이른둥이 통합재활’이다.
스스로 숨쉴 때까지 돌봐
다양한 합병증 발생 막아
육체적 성장, 뇌 발달 도와
인공호흡기 치료, 적절한 영양 공급
퇴원 후 재활치료는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른둥이는 이때를 잘 넘겨야 ‘따라잡기 성장’으로 빠르게 잘 자란다.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가 이른둥이 재활치료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이른둥이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퇴원 후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가 유일하다.
퇴원 후 재활치료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눠 진행된다. 첫째는 급성기 집중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 관리다. 급성기 집중치료는 생존이 가능한 수준을 회복하면 일단락된다. 이른둥이는 각종 치료로 몸이 허약해진 상태다. 언제든지 몸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예컨대 가벼운 감기라도 호흡기가 약해 치명적인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실제 2013년 신생아학회에서 전국 44개 병원에서 출생한 이른둥이 2351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결과, 이 중 33%(778명)가 1년 이내 다시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응급실에 방문하는 비율도 31%에 달한다. 평소에는 크고 작은 병치레로 병원 외래를 오간다.
둘째는 일반 영유아와 비교해 벌어진 육체적 성장과 뇌 발달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청각 등 감각기관을 깨우고 감각·운동 기능과 인지 및 일상생활 활동 능력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른둥이의 더딘 성장·발달을 돕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생후 36개월까지는 신체·두뇌 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라며 “어릴 때부터 개인별 수준에 맞춰 교육을 반복하면 더 잘 받아들여 이른둥이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이른둥이 재활 프로그램
이 같은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기아대책·한화생명에서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 운영을 위해 연간 3억원씩 지원한다. 이대목동병원과 이화여대는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장소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이른둥이 100여 가족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박 센터장은 “이른둥이는 지속적인 통합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병원을 퇴원한 후에는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 같은 곳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