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대북 압박이 실패하고 북핵의 위협이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 되면 (군사행동) 가능성이 대폭 올라갈 수 있다”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6인에게 물어보니
협상장에 북한 끌어내는 게 목표
미,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 0%지만
전쟁 직전 긴장 상황 계속 만들 것
한·미 동맹 강화, 초당적 집중해야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과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한국 모두를 떨게 하려고 긴장감과 압박을 늘려 갈 것” “미국이 긴장을 전쟁 일보 직전까지 일방적으로 높이려 할 것”이라고 각각 예상했다.
◆한국의 대응책은=김성한 전 차관과 김천식 전 차관은 한·미 동맹 강화를 주문했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중, 한·일, 한·러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기조를 초당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김성한), “대북정책의 목표를 한·미 간 공유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김천식)면서다.
김현욱 교수는 “북한을 상대로 한 중국의 외교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자”고 했다. 김흥규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일가가 중국 측과 물밑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병광 위원은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꺼낼 옵션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인휘 교수는 “북한 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이 국내 정치적 논쟁으로 옮겨 가는 건 막아야 한다”고 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진짜 승자는=김현욱 교수는 “중국이 100일 계획, 경제대화 등 협의 채널을 만들어 미국의 일방적 압박에 대응할 기재를 마련했다”며 중국의 승리로 평가했다. 김흥규 소장은 “미국도 회담 결과에 만족했겠지만 일단 중국은 시간을 좀 벌었다”며 “중국이 더 만족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광 위원은 “중국이 먼저 정상회담을 원해 미국으로 달려갔지만 가장 듣고 싶어 했던 ‘신형 대국관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결과가 중국에 유리하지 않다고 봤다. 김성한 전 차관은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무역적자 완화를 위한 ‘100일 계획’을 받아냈고, 대신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남중국해·대만·한반도 등 전략 사안에 대해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며 미·중 양쪽의 손을 모두 들어줬다. 김천식 전 차관은 “정상회담에선 승부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철재·유지혜·김록환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