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역사적인 첫 만남. 빨간색으로 의상 맞춤을 한 트럼프 대통령, 멜라니아 여사와 파란색 의상 맞춤을 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트럼프 부부와 시 부부가 함께 선 사진에선 의상이 눈에 확 들어온다. 미국=빨강, 중국=파랑으로 테마를 통일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민소매 원피스는 강렬한 빨강이다. 조금 유식하게 얘기하자면 ‘크림슨 레드’ 계열로 분류할 수 있는 색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다음은 시 주석 부부. 우선 시 주석은 점잖은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짙은 남색을 테마로 보라색을 섞은 우아한 중국풍 드레스를 입었다.
트럼프는 크림슨 레드, 시진핑은 점잖은 파랑
'외교의 꽃' 정상회담에선 모든 게 메시지
정상회담은 외교의 꽃이다. 모든 것이 메시지다. 의전은 그 메시지 전달의 핵심이며, 의전의 주요 사항은 바로 의상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붉은색을 택한 건 그 자체로 중요한 메시지다. 붉은색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손님인 시 주석 부부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물론, 이견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빨간 넥타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빨간 넥타이를 선택한 것뿐이라는 시각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제임스 김 박사가 그 중 한 명이다. 김 박사는 ”구글에서 ‘트럼프’ 세 글자를 치면 나오는 사진 중 열에 아홉을 보세요. 다 빨간 넥타이 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옷장엔 빨간 넥타이만 있는 게 아니다. 파란 넥타이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트럼프 홈페이지]
“보통 외교행사에서 의상까지 세밀하게 서로 조율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은 그 중요도와 무게를 고려할 때 세세한 디테일까지 조율했을 가능성이 없진 않지요. 이번 의상 선택은 신경전이라기 보단 서로를 환대하는 느낌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의상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건 외교 하수들이나 하는 일이지요.”
결론은 나왔다. 의상 갖고 기싸움을 했다는 건 대부분 거짓. 거짓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 정상 모두 실제로 상대방보다 더 번듯하게 보이려는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기에.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 내외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티타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