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오류 시대 … 고성장 대신 내실 다지기

중앙일보

입력 2017.03.06 01:32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기립해 있다. 이날 개막한 전인대는 예산안 등을 심의한 뒤 15일 폐막한다. [AP=뉴시스]

중국이 올해 6.5% 성장률을 목표로 잡아 바오치(保七·7%대 성장) 시대와 작별을 고했다. 중국 정부는 바오류(保六·6%대 성장) 시대의 개막을 공식 선언하며 성장의 속도조절과 산업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현지시간)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을 앞두고 공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2017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지난해(6.5~7.0%)의 성장률 목표치보다 낮게 잡았다. 바오류 정책은 중국의 고성장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과잉 생산 시설 같은 불확실성 제거에 박차를 가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과잉 생산’철강·석탄 감산 계획
“올 인터넷 속도 높이고 가격 낮출 것”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6.7% 성장률 달성을 고려할 때 향후 4년간 연평균 6.5% 전후의 성장을 이어가면 2020년 GDP를 2010년도의 두 배로 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목표를 낮게 잡은 것은 금융시장 불안 등 중국 경제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리 총리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 내외”로 제시했다. 지난해와 같은 수치다. 도시 신규 취업자 수는 1100만 명 이상을 제시해 작년보다 100만 명 늘려 잡았다. 이어 “도시 등록 실업률은 4.5%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제시했다. 리 총리는 과잉 생산 업종에 대한 구조개혁인 공급측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철강 생산량은 올해 5000만t 감산하고, 석탄 채굴도 1억5000만t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리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1시간 40여분에 걸쳐 낭독하던 중 “올해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가격을 낮추고 휴대폰의 국내 장거리와 로밍 요금을 전면 취소하겠다”는 부분에서 장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리 총리는 “세계 정치경제 상황의 심각한 변화에 직면해 중국은 줄곧 평화·안정, 공평·정의의 편에 서서 세계 평화의 건설자, 글로벌 발전의 공헌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며 보고를 마쳤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김유경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