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쓸 건데” 여성청결제 만든 한의대생

중앙일보

입력 2017.03.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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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청결제를 만든 홍희연(앞줄)씨와 편수헌·김정희·이창재·양원모씨(뒷줄 왼쪽부터). [프리랜서 김성태]

한의학도들이 의기투합해 여성청결제를 만들었다.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하자는 취지로 도전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전대 한의대생 5명으로 이뤄진 창업기업 ‘러브허브’ 얘기다.
 
대전대 한의대 본과 3학년인 홍희연(24·여)씨와 이창재(26)씨는 지난 2015년 9월 창업을 구상했다. 가장 먼저 대학 내 창업지원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창업이 무엇인가’를 배운 두 사람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품생산·마케팅 등 전문교육을 받았다.

대전대 이창재·홍희연씨 등 창업
한약재 사용한 천연제품 이달 출시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도 고민이었다. 한의대생과 주변 친구를 대상으로 “대학생 창업에 적합한 게 뭘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뜻밖에도 여성청결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시중에 수많은 청결제가 출시됐지만 정작 상당수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한의학도답게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약재를 사용한 천연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교내 창업지원센터에 창업을 신청했다. 제품 연구부터 생산라인 계약, 서류 작성 등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늘어났다. 재료 하나를 고르는 데만 며칠이 걸릴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손이 모자라 같은 과 동기인 편수헌(24)·양원모(24)씨와 후배 김정희(22·여)씨를 영입, 행정절차와 연구·현장방문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강의도 소홀할 수 없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강의가 이어졌다. 5명이 모두 모이는 건 오후 7~8시쯤에나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제품 연구는 주로 밤샘 작업을 통해 이뤄졌다.
 
1년가량 제품연구와 마케팅, 특허출원, 생산에 매달린 이들은 지난해 9월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후 3~4개월간 보완작업을 거쳐 지난 1월 ‘女人宮(여인궁)’이라는 브랜드의 여성청결제를 만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피부과 테스트와 안점막 테스트, 안정성 테스트도 통과했다. 이르면 이달 말 시중에 출시된다. 이창재씨는 “여자친구, 어머니도 사용할 제품이라고 생각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홍희연씨는 “ 졸업 후에도 한약재를 이용한 제품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