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말레이시아의 한 현지 신문이 지난 13일 피습 직후 김정남의 모습을 단독 입수했다며 18일 1면에 실었다. 보라색 반팔 셔츠에 옅은 청바지, 검정 벨트를 하고 카키색 가죽 구두를 신은 김정남이 독극물 피습 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의무실 의자에 의식을 잃고 축 늘어져 있다. [로이터=뉴스1]
①도안과 아이샤는 하수인?=현지 언론은 독살에 빗대 이들을 ‘미스 포이즌(Miss Poison)’이라고 불렀다. 아이샤의 경우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북한말을 구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의 전남편은 “아이샤가 북한에서 영화를 찍었다”며 “북한에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직업도 뚜렷하지 않은 그가 고향 가족에게 송금했다는 사실도 의혹을 더한다. 아이샤의 어머니는 “딸이 50만 루피아(약 4만3000원)씩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이 누군가로부터 향수 광고모델이 되라는 제안을 받고향수를 스프레이로 뿌리는 쇼를 촬영하러 말레이시아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 발표로 본 사건 재구성
이씨 정찰총국 소속일 가능성 시사
경찰 “작년 8월 입국, IT회사 근무”
두 여성용의자 “네차례 예행연습”
남성들 50m 밖에서 범행 지켜봐
말레이시아 경찰이 17일 쿠알라룸푸르 인근에서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이정철을 체포해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그러나 경찰은 공개 기자회견에서 이씨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이정철은 2016년 8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해 정보기술(IT) 회사에서 근무 중인 북한 국적자”라고만 말했다. 구체적인 혐의가 무엇인지, 암살현장에 동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현지 매체 더스타는 말레이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정철은 북한에서 약학 등을 전공한 사람으로 2010년부터 1년간 인도 콜카타의 한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소의 전직 연구원들은 이정철의 암살 연루 의혹을 믿지 못하겠다면서도 그에게 독극물 제조 능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김정남 암살 성공 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출국 중인 북한 국적의 나머지 암살 용의자 이재남(아래사진 앞줄), 홍송학(뒷줄 왼쪽), 이지현(뒷줄 오른쪽). [사진 더스타 캡처]
쿠알라룸푸르=김준영 특파원, 서울=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