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7일 고씨와 그의 측근인 최모씨 등이 나눈 대화 녹음파일 중에는 고씨가 측근들에게 최순실씨가 믿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장담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고씨는 “소장(최순실)이 믿는 사람이 VIP하고 나밖에 없다”며 “다른 사람 말은 듣지도 않는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듣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 측이 탄핵 사유를 부정하는 증거로 보는 대화 내용. [중앙포토]
공개된 녹취록에는 고씨의 발언도 곳곳에 있었다. 고씨는 “틀을 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재단에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다… 이사장과 사무총장은 존나 쓰레기 새끼 같아. 쳐내는 수밖에 없어. 거기는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최순실의 영향력을 이용해 정부의 36억원짜리 사업을 따내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전화 상대방은 “저번에 말씀하신 러닝 찢고 노는 거 기대하고 있을게요”라고 했다.
이 밖에도 녹취록에는 고씨가 최씨로부터 ‘국세청장을 할 사람이 있으면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는 등 김수현(37) 전 고원기획 대표와 나눈 대화를 비롯한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 최씨 등과 함께 살집을 짓기 위해 장소를 논의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자동녹음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사적인 통화 내용까지 2000여 개의 녹음파일이 만들어졌다. 최근 공개된 내용은 모인 돈을 고씨 등이 빼돌리려 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