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19일 전북 원불교 총부를 찾아 장응철 종법사를 예방했다. [뉴시스]
안 전 대표가 달라진 데는 사연이 있다. 지난해말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4위로 내려앉았다. 한 측근은 “지지율이 4위로 밀리면서 마음고생도 했다”며 “하지만 마음을 비우면서 오히려 소신이 강해졌고 손해볼 것 없으니 한번 해보자는 오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최근 강조하는 것이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을 교체하자는 자강론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5일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여기저기 연대를 구걸한 정당이 승리한 역사는 없다”며 “우리 스스로를 믿지 않는데 어떻게 국민에게 믿어달라고 하느냐”고 주장했다. 이같은 안 전 대표의 기세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을 주장했던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도 최근 자강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는 자강론에서 한발 더 나가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기지 못한다. 이번 대선은 안철수 대 문재인의 대결”(지난 18일 전북 지역 기자간담회)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안 “연대 구걸한 정당 승리 못해”
반기문 설 이후에도 안 뜨면
‘반 문재인 연대’ 핵심 역할 기대
호남 강행군 하며 연일 자강론 강조
측근인 김성식 의원은 “안 전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 다당제를 유지해야 하고 자신이 물러서면 다당제를 유지할 사람이 없다는 신념이 매우 강하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나아가는 게 지금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기문과 연대 완전히 안 접어” 관측도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반 전 총장 등과의 연대에 대한 구상을 완전히 접었다고 볼 순 없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당내에서조차 안 전 대표가 끝까지 완주했을 때 ‘빅2(문재인·반기문)’를 뛰어넘을 것으로 확신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획기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대선이 다가올수록 후보 단일화 압력이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안 전 대표 주변에선 만약 그가 연대를 한다면 이번엔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라 반 전 총장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관영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여전히 반 전 총장과의 연대는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지금은 지지율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