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첫 200서브득점의 비결 ‘5m 토스와 특별한 루틴’
1998년 배구는 서브포인트제(서브권을 가진 팀이 랠리에서 이길 때만 득점하는 제도) 대신 랠리포인트제(서브권과 관계없이 랠리에서 이긴 팀이 득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서브를 받는 쪽이 득점 가능한 첫 공격권을 갖게 되자 서브권은 일종의 핸디캡이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게 스파이크 서브다. 서브가 공격 수단이 된 것이다.
시속 122㎞, 대학 때부터 유명
V리그 올스타전서 2차례 서브왕
리듬체조 신수지에 토스 배워
걸음수·호흡·동작 등 늘 똑같이
특유의 리듬으로 정확성도 높여
“현대캐피탈 우승컵 꼭 들고싶어”
체격·탄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어깨를 겨루는 문성민의 강서브. 그 비결은 뭘까.
먼저 서브를 위해 공을 위로 던지는 토스다. 문성민은 “토스(의 중요성)가 90% 이상이다. 토스가 잘됐다는 느낌이 오면 부담 없이 때릴 수 있다. 토스만 따로 훈련하지 않지만, 서브 연습 때 가장 신경 쓰는 게 토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른 종목선수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3년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25·은퇴)를 초청해 토스를 배웠다. 리듬체조 볼 종목은 정확한 높이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공을 던지는 게 생명이다. 문성민은 남들보다 높은 최고 5m 높이로 토스를 올린다. 덕분에 더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다.
문성민의 서브는 강하기만 한 게 아니다. 정확성도 탁월하다. 올 시즌 문성민의 서브 범실률은 17.8%에 불과하다. 가스파리니(29.2%)나 파다르(27.5%)보다 범실이 적다는 뜻이다. 정확성의 원천은 “루틴(routine)”이다. 루틴은 운동선수들이 반복하는 일정한 동작을 말한다.
상대는 문성민의 리듬을 끊기 위해 그의 서브 직전 작전타임을 부르기도 한다. 문성민은 “감이 좋은 날은 (작전타임으로) 흐름이 끊겨도 상관 없다. 컨디션이 나쁠 땐 강서브 대신 연타 서브로 전환한다. 내가 서브를 넣을 때 상대 선수들이 뒤로 물러날 때가 많아 연타가 효과적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최태웅 감독이 부임한 뒤 “업템포 1.0”이란 모토 아래 “스피드 배구”를 지향했다. 빠르고 화끈한 경기로 후반기에는 18연승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게 져 준우승했다. “업템포 2.0”을 내세운 이번 시즌에도 현대캐피탈은 9일 현재 1위다. 2010~11시즌 데뷔한 문성민은 아직 현대캐피탈에서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했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고,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져서 속이 상했다. 올 시즌엔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게 문성민이 서브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