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양제츠, 부총리 승격 유력…트럼프 맞춤형 외교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7.01.04 02:10

수정 2017.01.04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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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에 맞춰 외교라인 교체를 준비 중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3일 보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미국통인 양제츠(67)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부총리로 승진하고 정치국원에 발탁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에서 직업 외교관이 권력 서열 25위 이내의 정치국원으로 발탁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1990년대 첸치천(錢其琛) 전 부총리 이후 전례가 없다.

양 위원은 중국 외교의 실질적인 사령탑이자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외교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는 늘 양 위원이 배석하며 외국 고위층과의 전략대화에 나가거나 직접 협상에 임하기도 한다. 올해 67세여서 곧 은퇴하는 것이 관례지만 정치국원이 되면 퇴직 연령을 늦출 수 있다. 양 위원의 발탁이 점쳐지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실에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미국통이란 점 때문이라고 명보는 분석했다. 고졸 학력의 그는 외교부 영어 통역에서 승진을 거듭해 주미대사를 거쳐 후진타오(胡錦濤) 집권기인 2007년부터 외교부장을 지냈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에는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격이 더 높아졌다. 그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비롯한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 측 인사들과 만나 물밑 탐색을 벌였다.

중국, 외교관 정치국원은 이례적
미·중 관계 혼돈에 미국통 중용

양 위원의 부총리 승진 땐 후임 국무위원으로 거론되던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양 위원은 중국 외교부에서 아메리칸 스쿨의 대표 격이고 왕 부장은 재팬스쿨의 대표 격이다. 연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이톈카이(崔天凱·65) 주미 중국대사의 후임에는 리바오둥(李保東·62)·정쩌광(鄭澤光·54) 등 외교부 부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