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녀의 교육 농단은 여전히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다. 최 전 총장이 최순실을 두 번 만났다고 증언한 게 청문회의 성과일 정도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가을 최씨가 학교를 방문해 만났고, 올봄에는 정유라도 같이 만났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고 특혜를 준 사실도 없다는 주장이었다. 남궁 전 입학처장도 “입시 면접 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온 정유라를 뽑으라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총장이 정유라를 뽑으라고 했다’는 입학처장의 말을 들은 교직원 진술을 확보했다”는 교육부 감사 결과를 반박한 것이다.
최순실과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김 전 학장은 더 황당하다. 정유라의 입시 지원 사실을 그에게 들었다는 입학처장의 증언은 물론 사실로 드러난 학점 특혜 개입도 부인했다. 위증 여부를 반드시 가려야 한다. 그는 최순실이 천거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오랜 지기다. 남편인 건국대 교수는 ‘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청문회가 이런 커넥션과 대학 측의 조직적인 은폐, 청와대 개입설 등을 파헤치지 못한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화여대는 전국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돈도 능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정유라의 말은 모든 이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최 전 총장 등은 진실을 고백하기는커녕 감사 결과까지 부인하며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했다. 교육의 정의와 가치를 떠올린다면 당장 학교를 떠나야 한다. 그것이 교육자의 마지막 양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