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비관은 특히 30대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결혼 기피, 저(低)출산 현상과 맥이 닿는다.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담긴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계층 사다리에 가장 부정적
결혼기피·저출산 악순환
“노력하면 사회적 지위 상승”
21년 새 60% → 22% 떨어져
연령대별로는 특히 30대에서 비관론이 많았다. 10명 중 7명(69.3%)은 스스로 노력해도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또 30대 10명 중 6명(57.1%)은 자녀가 자신보다 나은 계층에 편입될 가능성도 부정적으로 봤다. 10년 전(30.2%)에 비해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연구를 담당한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빈부 격차가 있더라도 계층 이동 가능성만 있다면 불평등은 노력의 동기가 될 수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격차 사회’를 넘어 ‘격차 고정’이 현실화할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특히 한창 일하고 결혼하고 출산해야 할 연령대에서 비관론이 퍼지는 상황은 우리 사회의 ‘재생산’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저 계급론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의 지위나 부(富)에 따라 자신의 계급이 결정된다는 뜻의 자조적 신조어. 집안 형편에 따라 ‘금수저-은수저-동수저-흙수저’ 식으로 계층을 나누고 이를 고정불변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좋은 환경과 조건을 물려받은 경우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표현하는 데서 유래했다.
세종=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