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김자인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김자인은 지난 4일 중국 양슈오 백산구역 자연암장에 위치한 난이도 5.14b의 '차이나 클라임' 암벽을 완등했다. 김자인은 한국 여성 클라이머 최초로 난이도 5.14b급 루트 플레싱(Flashing·정보 수집 후 연습 없이 완등하는 클라이밍 방법)에 성공했다.
'차이나 클라임'은 작은 홀드들로 이뤄진 35m 루트다. 김자인이 성공한 난이도 5.14b는 전 세계적으로 등반 가능한 클라이머가 극히 드물다. 암벽 등반 난이도는 1급에서 5급으로 올라갈 수록 난이도가 높아지고, 5급부터 본격적인 암벽 등반에 해당한다. 5.0부터 5.9까지는 0.1단위로 높아지고, 5.10부터는 알파벳 a~d가 결합돼 0.01단위로 높아진다.
김자인은 "난이도 5.14급 2개 루트를 완등했다. 시즌 마무리 후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자인은 2016시즌 스포츠클라이밍 종목 리드(Lead·15m 인공암벽을 8분 내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 겨루는 종목) 세계랭킹과 월드컵랭킹 3위를 차지했다.
아버지가 자일(등반용 로프)의 '자', 인수봉(북한산 봉우리)의 '인'의 앞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어준 김자인은 초등학교 땐 고소공포증 탓에 공중에 매달려 엉엉 울기도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겨냈다. 발에 힘을 모으려고 신발도 발 크기보다 20㎜나 작은 205㎜를 신는다. 홀드를 수없이 잡다보니 지문이 사라졌생겼다한다.
김자인은 2014년 9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작은체구(1m53㎝, 41㎏)로 암벽 위를 사뿐사뿐 날아다니는 모습이 발라리나를 연상케한다며 '암벽 위의 발레리나'라 불린다.
김자인은 클라이밍 대중화를 위 명동 한복판 84m 빌딩을 완등하고, 농구 골대에 맨손으로 올라 덩크슛을 하기도 했다. 김자인은 "골프에선 박세리 , 피겨는 김연아 선수가 불모지를 개척했다. 한국 여성은 특유의 악바리 근성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즐기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많이 클라이밍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김자인은 도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세웠다.
박린 기자 rpark7@joona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