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잃은 시력 회복 어려워
예방, 조기 진단이 최선책
망막은 눈의 안쪽에 있는 얇은 신경막이다. 수정체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한다. 영화관에 비유하면 수정체는 빛을 쏘는 영사기, 망막은 스크린에 해당한다. 영사기의 초점을 아무리 잘 맞춰도 스크린이 더럽거나 구겨져 있으면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안경이나 렌즈로 해결하지 못하는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건강의 창’ 눈 깨끗하게
혈관 막히면 통증 없이 시력 떨어져
먼저 황반변성이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지름 3㎜ 정도의 작은 부위를 말한다. 시세포(視細胞)가 밀집돼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은 여기에 문제가 생기는 병으로, 특히 망막 밑(맥락막)에서 불량한 신생 혈관이 자라는 습성 황반변성이 가장 위험하다. 비뚤게 자란 혈관이 시세포·시신경을 망가뜨리고 결국 터져 실명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주요 증상으로 사물이 비뚤고 변형돼 보이는 ‘변시증’과 시야 중심이 까맣게 보이는 ‘중심암점’이 꼽힌다. 50대 이상이라면 모눈종이(암슬러 격자·표 참고)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눈 건강을 점검해 보는 게 좋다.
망막혈관폐쇄증은 흔히 ‘눈 중풍’이라 불린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중풍)처럼 피떡(혈전)으로 망막의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발생한다. 중풍보다 계절의 영향은 덜 받지만 고혈압·고지혈증 등 혈관 질환을 앓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다.
이대영 교수는 “망막으로 들어가는 혈관(중심동맥)이 막히는 경우 2시간 내 치료하지 못하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통증 없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눈은 ‘건강의 창’이다. 전신 건강과 깊은 관련이 큰 만큼 적절한 영양 섭취, 꾸준한 운동, 식습관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혈액순환을 돕는다. 연어·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 견과류에 풍부하다. 1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등 푸른 생선을 먹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습성 황반변성 발생률이 50% 쯤 낮다는 연구가 있다. 눈물 생성을 도와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비타민A)과 비타민E 등도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챙겨 먹는 게 좋다.
세포 보호하는 비타민A·E 챙겨 먹어야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위해선 식습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 지수(GI)가 높은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고, 고혈압 관리를 위해 음식은 싱겁게 먹는 게 바람직하다. 흡연은 황반변성은 물론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진행을 앞당기므로 담배를 피운다면 서둘러 금연해야 한다.
글=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박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