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3차 대국민담화 논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심’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직 국민을 위해” “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작은 사심조차 품지 않고”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대통령 담화는 결국 ‘내가 먹은 건 한 푼도 없고 나도 최순실에게 속았다’로 요약된다”며 “제기된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의도가 노골화된 담화문으로 곳곳에서 법률가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향후 특검과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이 ‘사심’ 여부가 범죄 의도·고의 등과 연결되면서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친구 부모 업체(KD코퍼레이션)까지 손수 챙겼다. 덕분에 이 회사는 지난해 2월~올해 9월 현대차에 10억5990여만원의 제품을 납품했고 최씨는 그 대가로 이씨로부터 5162만원(1162만원짜리 샤넬 백 1개 포함)의 금품을 챙겼다. 또 박 대통령은 “(최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와 KT의 광고사로 선정되게 하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정유라 친구 부모 대기업 납품 돕고
최씨 회사가 대기업 광고 따게 압력
법조계에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도 박 대통령의 ‘사심’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의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지만, 만일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업 추진 및 영향력 행사 등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면 이만한 사심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2차 담화 ‘선의’, 1차 ‘순수한 마음’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