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김종 비위 알고도 묵인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16.11.26 01:00

수정 2016.11.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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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이 25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까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재요청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 조문규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부당한 방법으로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차은택(47·CF 감독)씨를 27일에 기소한다고 밝혔다.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함께 구속 기소된다. 차씨와 송 전 원장은 지난해 3~6월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포스코의 옛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포레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견 광고업체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차씨는 안 전 수석의 권한을 배경으로 광고계 지인 이모씨를 KT의 전무로 앉히고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와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에 광고 일감을 몰아준 혐의도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지난해 5월 콘텐츠진흥원이 발주한 사업의 일감을 주는 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3800만원을 받은 혐의로도 조사받았다.

‘김씨, 체육인 연수기관 교체 강요’
민정수석실 재직 때 감찰보고 받아
검찰, 차은택·송성각 내일 기소

검찰은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실 재직 때 최씨와 주변인들의 비리를 알고도 묵인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을 전반적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도 접수됐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2014년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비위 사실을 감찰해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체육인을 대상으로 해외 어학연수 사업을 진행할 때 김 전 차관이 연수기관을 특정 대학으로 바꾸라고 재단에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차관은 최근까지도 체육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검찰은 우 전 수석이 김 전 차관의 전횡을 알고도 묵인 혹은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글=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