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상원의원 6선 연임에 성공한 공화당 존 매케인(80)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당선 축하파티에 참가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은 다수당 위치를 지켜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게 됐다. [피닉스 AP=뉴시스]
미 동부시간 9일 오전 8시까지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은 하원에서 236석을 확보해 과반인 218석을 넘겼다. 민주당은 191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선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다시 뽑았다.
당초 ‘트럼프가 표 깎아 먹는다’ 판단
라이언 의장 등 거리 두고 선거운동
오바마케어·이민개혁 백지화 등
트럼프, 공약 추진하는 데 동력 확보
이에 비해 약세라고 평가됐던 상원에서도 공화당은 21석을 얻어 11석에 그친 민주당을 제쳤다. 상원에서는 34석(전체 100석의 3분의 1)만 새로 뽑았다. 이로써 공화당은 상원에서 51석, 민주당은 47석을 차지하게 됐다. 공화당은 당초 보유하고 있던 54석에는 못 미치지만 과반을 넘는 의석을 갖게 됐다.
폴 라이언(左), 젭 부시(右)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상을 비켜갔다. 트럼프 당선인이 해를 입히기는커녕 당이 외면한 ‘나홀로 선거운동’으로 보란 듯이 승리한 것이다. 당초 ‘대선후보 0순위’로 꼽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의 주류들이 근본 없는 ‘아웃사이더’라 무시하고 폄하하던 트럼프에게 참패한 셈이다. 이번 선거가 결과상으론 공화당의 완벽한 승리지만 당의 승리라 부를 수 없는 까닭이다.
한편 공화당이 백악관뿐 아니라 의회까지 장악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8년 업적이 전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회 권력을 등에 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과감하게 자신의 공약을 추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내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오바마케어’는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거나 대체할 수 있도록 의회에 임시 회의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도 오바마케어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도 폐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11월 발표된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불법체류자 약 470만 명의 추방을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협정의 폐기나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수사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9일 실시된 2차 TV토론에서 트럼프는 이와 관련, “클린턴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