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 명장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한복에 대한 자부심을 넣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이날 행사는 민사고가 개교 20년 만에 처음 한복 교복을 바꾸기 위해 마련한 전시회다. “체형에 맞게 맵시를 살리는 쪽으로 디자인했더니 여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네요.”
한복 교복 만든 김예진 명장
클린턴 부부, 니콜라스 케이지 등
국내외 유명인사에게 한복 지어줘
“한복 아름다움 해외에 덜 알려져
중국에 한복 체험관도 만들 것”
“자녀가 민사고 학생인데, 이번에 학교에서 교복 바꾸는 일을 추진한다며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그는 “누구나 가장 많이 추억하는 게 고교시절 아니냐”며 “학생들의 마음속에 한국 의상에 대한 자부심을 넣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명장이 만든 한복을 입은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오른쪽은 민사고의 새 교복 샘플. [사진 우상조 기자]
김 명장은 “시간이 촉박해서 예정됐던 홍콩 패션쇼까지 취소하고 의상 제작에만 올인했다”고 했다. 그가 디자인한 교복은 학생·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그는 “다른 학교에서도 교복을 한복으로 바꾸고 싶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일제시대 문화의 잔재로 남아 있는 교복 디자인을 한국적으로 바꾸는 일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양장 디자인을 공부하던 그가 한복으로 방향을 바꾼 것도 1980년대 후반 영국 런던의 해롯백화점에 전시된 기모노를 보고 난 이후부터다. 그는 “외국에선 중국 치파오나 일본 기모노에 비해 한복의 아름다움이 아직 덜 알려져 있다”며 아쉬워했다.
“색을 쌓아 피어나는 한복 특유의 아름다움은 서양의 드레스와는 다른 신선한 인상을 주죠. 영부인 시절에 제가 만든 한복 드레스를 받은 힐러리도 한복의 디자인에 대해 아름답다며 감탄했어요.”
그는 조만간 중국 광저우에 한복 체험관을 만드는 등 전 세계에 한복의 미를 널리 알리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글=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