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자신 소유 호텔에서 연설이나 기자회견을 했던 적은 경선 과정부터 자주 있었지만 그때는 누가 보더라도 '선거 일정'이었지만 이번 행보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실제 트럼프 호텔은 개관 당시만 해도 예약이 몰렸지만 트럼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다. 그의 다른 사업체들도 여성·이민자·소수 인종 등을 상대로 막말을 일삼는 사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공화당의 선거전략가 케빈 매든은 "최근 '사업 챙기기'는 트럼프가 당선할 것으로 믿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포기했다는)최악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는 이날 그 같은 분석을 내놓은 주류 언론에 "매우 무례하고 모욕적"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그는 "정부도 이렇게 비즈니스를 하듯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라며 "난 어제만 해도 경합주 내 8곳을 들려 3번 연설을 했고 오늘부터 바로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뉴햄프셔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CNN 인터뷰에선 "힐러리 클린턴은 유세 한번 하고 집에 가서 잠을 자는데도 이런 질문을 받지 않는다"고 받아 쳤다. 트럼프 선대본부의 켈리엔 콘웨이 본부장도 "어젯밤 플로리다에서 영국 가수 아델의 콘서트에 간 클린턴에게는 '멋지다'고 하면서 트럼프가 사업가의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호텔에 잠깐 들르는 것에는 다들 지나치게 흥분한다"며 "언론의 이중잣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트럼프에게 판세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이날 "클린턴 후보가 현재 혼전 중인 플로리다 등 9개주(선거인수 140명)를 다 져도 이미 과반(270명)을 넘는 272명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최종적으로 클린턴이 333명을 확보해 압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이날 "막판 선거전에 내 돈 1억달러(약 1135억원)까지 지출할 생각"이라며 "우리는 엄청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