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호조를 보였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3.9% 증가했고, 건설업도 4.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설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업종은 올여름 더위 특수를 톡톡히 누리면서 16년9개월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전기가스수도사업(6.9%)뿐이었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이 1% 성장한 배경에도 부동산 및 임대업(1.2%)의 역할이 컸다. 업종별 성장기여도에서도 부동산의 위력은 감지된다.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전기 대비 -0.3%포인트 낮아졌지만,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0.2%포인트와 0.6%포인트 높아졌다.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제자리걸음이었지만,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0.6%포인트 높아졌다. 추경의 본격적인 집행 등으로 정부소비가 1.4% 늘어난 것도 성장률을 지탱해 준 요인이 됐다.
제조업 -1% 성장, 7년반 만에 최저
한은 “올 성장률 2.7% 달성은 가능”
일각 “대출 규제로 부동산 위축 복병”
제조업은 4분기에도 부활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은은 3분기 GDP 산정 때 갤럭시노트7 사태의 파장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단종 결정이 내려진 건 10월 이후의 일이다. 애플의 아이폰7, LG V20 등 신형 휴대전화들이 있지만 내수와 수출에서 갤럭시노트7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파업 기간 중 자동차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한 후유증이 4분기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 김영란법의 본격 시행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 추경 효과의 소멸 등도 4분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4분기 이후 건설경기가 급랭할 수 있고 추경 효과도 떨어질 수 있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건설업은 한 번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 최소한 2년은 지어야 하는 업종이라 부동산시장 움직임에 따라 건설업 경기가 급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진석·김경진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