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중진 입장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제3지대 합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강도는 안 지사보다 느슨했다. 박 시장 측 인사는 “지방분권형 개헌에 찬성”이라면서도 “대선으로 가져가야 할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을 떠나 손 전 고문과 손잡는 것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승민·남경필·오세훈 부정적 반응
김부겸 “개헌 빌미 제3지대는 반칙”
안철수 “민의는 국민의당 중심으로”
원희룡 “압도할 비전 있다면…” 여지
당 비주류인 박영선 의원도 “개헌 논의를 통한 공통분모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의원은 제3지대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개헌은 제3지대를 목표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국회 개헌추진모임을 주도하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분권형 개헌은 개헌모임 소속 새누리당·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 사이의 공감대이지 제3세력 추진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존 정당이 제대로 안 되니 제3지대가 필요하다는 식이어선 국민에게 와닿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정당을 압도할 비전과 신뢰, 국민의 기대가 모아진다면 정치는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 민의는 ‘제3의 길’의 주인으로 국민의당을 세웠다. 반년 만에 그 뜻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과의 연대를 위해 국민의당을 허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서둘러 진화한 셈이다.
하지만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당이 제3지대의 중심이 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밖에서 못 들어온다면 우리 틀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제3지대론 성패의 변수는 내년 1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입당 또는 제3지대행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하든 정치권이 출렁일 것이란 뜻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반 총장이 들어오는 상황을 앞두고 정치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봐야 한다”며 “대선주자들도 지금과 다른 생각을 얼마든지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탁·이충형·위문희 기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