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을 높이려면 장이 잘 움직여야 한다. 장의 연동운동은 몸에 좋은 영양소를 흡수하고 찌꺼기는 배출하는 과정이다. 이때 장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균도 내보낸다. 그러려면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음식물이 장에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면 장의 연동운동도 불규칙해진다. 변비를 일으키거나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결국 유해균을 배출하지 못해 장내 유해균이 증식할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걷기로 장 운동 활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
식이섬유를 먹으며 장에서 증식하는 균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인데 장 건강을 도와주는 유익한 균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사람의 몸을 이롭게 하는 살아 있는 균’이라고 정의했다.
신생아의 장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90%, 유해균이 10% 들어 있다. 그런데 자라면서 이 비율이 달라진다. 성인의 장에선 프로바이오틱스가 30%, 유해균이 10%, 중간균이 60%를 차지한다. 조성훈 센터장은 “중간균은 프로바이오틱스와 유해균 중 더 많은 균을 따라가 돕는다”고 설명했다. 즉 장내 유해균이 더 많으면 중간균은 유해균의 활성을 돕는다. 유해균은 장내 점막에 딱 달라붙어 장 점막세포를 파괴하고 설사·복통·장염·장출혈을 일으킨다.
그런데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점막에서 유해균과 자리다툼을 벌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장 점막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아야 콜레라균·식중독균 같은 병원균(유해균)을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론병·장염 등 염증성 질환 예방
수술 환자들은 대부분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세균을 죽이는 약)를 장기간 복용할 수 있다. 이런 환자의 장내 환경은 ‘무균(無菌)’ 상태에 가깝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 장내에 이로운 균을 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항생제 복용은 종종 설사를 일으킨다. 프로바이오틱스 중 ‘락토바실루스 람노수스GG’라는 균은 항생제로 유발된 설사를 멎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신생아의 괴사성 대장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만,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 대장염을 개선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고 언급했다.
하루 1억~100억 마리 섭취 권장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땐 균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약처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은 1억~100억 마리(CFU)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산(酸)에 약해 식간 빈속이거나 운동 후 4시간 이내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이정주 파트장은 “빈속일 땐 위산이 많이 나오고 운동 직후엔 젖산이 쌓이므로 식후 2시간 이내 또는 운동 4시간 뒤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