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에 미래 달렸다 <하> 잃어버린 10년
앞서 삼성전자도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의 정기 공채를 25년 만에 폐지한 바 있다(본지 5월 23일자 B2면). 매년 두 차례 실시하던 정기 공채를 없애고 신입생 규모를 크게 줄여 상시 선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10년간 1000억 투자” 약속했다가
네이버, 단기간에 성과 없자
정보소외계층 지원으로 전환 모색
익명을 요구한 네이버 관계자는 “처음 출범할 때 너무 큰 꿈을 꾼 게 NHN넥스트가 축소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파격적인 지원을 하면 NHN넥스트가 IT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성과를 당장 낼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 단기간에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을 경영진이 깨달은 것 같다”며 “차라리 정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 활동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나온 걸로 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코딩 교육 붐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컴퓨터교육학과 교수는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이 일자리에서 우대를 받으면서 문과생까지 컴퓨터 학원을 다닐 정도로 코딩을 배우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오랜 시간 큰돈을 들여 소수 인력을 양성할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교육 프로그램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이런 변화를 안타깝게 보는 시각도 많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10년을 내다보고 출범했어야 할 교육기관이 2, 3년 만에 방향을 크게 바꾸는 것은 그만큼 깊이 있는 교육 철학이 없었다는 방증”이라며 “이들 기업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더 신중하게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NHN커넥트재단 측은 “출범 초기에 구상했던 형태로 신입생을 선발하지는 않겠지만 방향을 바꿔 NHN넥스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