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DJ 된 김난도 교수 “듣기 편한 소음을 드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6.09.21 02:00

수정 2016.09.21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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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라디오에 도전하는 김난도 교수는 “모닝커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배경음악처럼 다른 행동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게 라디오의 강점이죠. 청취자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듣기 편한 소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트렌드 전문가인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53) 교수가 라디오 DJ가 됐다. 이번 달 5일부터 매일 아침 7시10분에서 9시까지 방송하는 KBS 해피 FM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의 진행을 맡았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어릴 적 ‘라디오 키드’였기 때문인지 스튜디오가 무척 포근하게 느껴진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망설였지만 ‘따뜻한 매체인 라디오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악 곁들인 뉴스 큐레이션 프로
“내년 3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는 뉴스 큐레이션 프로그램이다. 그날의 주요 뉴스와 직장생활에 관한 팁, 청취자 사연 등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기존 아침방송 포맷인 시사 프로그램과 음악 프로그램의 장점을 결합해 정보성과 오락성을 함께 갖춘 모닝커피 같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함께 매년 말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그는 방송에서도 생활 트렌드의 변화를 실감나게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트렌드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DJ에게 라디오 청취자는 귀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소비자인만큼, 꼭 알아야 할 트렌드를 선별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글과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방송은 아직 초심자인 그는 “글은 1000번을 고칠 수 있지만 말은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어 매번 긴장이 많이 된다”고 했다. “첫 방송 전날 밤엔 ‘온에어’ 불이 들어왔는데 딴청을 부리다 방송 사고를 내는 악몽까지 꿨어요. 실제 방송 도중 갑자기 노래 제목을 잊어버린 적이 있는데, ‘이 노래 한 번 들어보시죠’라고 재치있게 넘어갔죠.”

학교 수업과 연구 외 외부활동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번 학기부터 연구년이라 여유시간이 생겨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선생은 내 천직이다. 내년 3월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김유빈 기자 kim.yoovi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