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사이 중국이 이뤄낸 극적인 기업 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회사가 ‘중국 인터넷 삼총사’로 불리는 알리바바(전자 상거래)와 텐센트(콘텐트·메신저), 바이두(검색엔진)다. 세 기업은 모두 인터넷 태동기인 98~99년에 설립됐다. 사업 초기엔 구글이나 아마존 등 미국 인터넷 기업들의 서비스를 모방한다고 손가락질 받았다. 하지만 정부가 해외 기업의 온라인 산업 진출을 막아준 덕에 순조롭게 사업을 펼쳤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13억 명의 소비자를 발판으로 순식간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미래 선전을 가다 ① 차이나드림 현장
스타트업 키우는 대기업의 M&A
중국 상반기 454조, 한국은 13조
대체에너지·전기차 등 신성장 산업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꿰찬 중국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 정부의 광범위한 지원이 발판이다. 세계 전기차 1위인 BYD(비야디)가 대표적이다. 중앙 정부는 전기차 소비자에게 파격적 지원금을 대서 내수 시장을 세계 시장의 절반 수준(47%)으로 키웠다. 선전은 택시와 경찰차 등을 전기차로 바꿔가며 업계를 밀어줬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2008년 7대 신성장 분야를 선정한 뒤 실질적인 투자를 퍼부었다”며 “이 덕에 대체에너지 등의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열풍은 중국 기업의 성장동력 중 하나다. 스타트업들은 기존 기업들이 찾지 못한 틈새시장을 끊임없이 파고들며 혁신을 주문한다. 세계 민간 드론(무인항공기) 1위 DJI는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창출해낸 대표적인 신생 기업이다.
주목할 건 이렇게 성장한 기업이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조성하는 새로운 생태계다.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은 4125억 달러(454조원)어치의 M&A를 단행했다.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수치다. 국내 기업의 올 상반기 M&A 거래는 13조원 규모로, 중국의 35분의 1에 불과하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텐센트·알리바바 등 1세대 IT 기업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타트업을 키우고 사들이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며 “제값에 기술을 사줄 기업이 많으니 스타트업이 몰리고 이를 통해 신산업이 성장하는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