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와의 섹스비디오가 페이스북에서 수백만회 이상 유포돼 자살한 이탈리아 여성 티지아나(31)의 장례식. 그토록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싶어했지만, 그녀는 결국 장례식마저도 전국에 생중계되는 처지가 됐다. [사진 RAI NEW24 캡쳐]
BBC와 이탈리아 일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티지아나는 지난해 남자친구와 동거하면서 섹스 비디오를 찍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남자친구와 그의 지인 등 남성 4명에 의해 유포됐다. 그 중에 일부는 페이스북, 와츠앱 등에서 널리 회자되면서 10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청하기도 했다.
‘너 동영상 찍어? 브라보!(stai facendo un video? Bravo!)’라는 말은 전세계 남성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꼬는 말로 회자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 문구가 적힌 티셔츠, 머그컵, 자석까지 판매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는 이 문구와 각종 사진을 합성한 사진들이 수천장씩 돌아다녔다.
티지아나가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중 한 발언인 "동영상 찍어? 브라보!"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롱과 패러디의 대상이 돼 휴대전화 케이스 등이 출시되기도 했다. [사진 이베이 캡쳐]
이른바 ‘잊혀질 권리’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티지아나는 하지만 죽은 뒤에도 잊혀질 권리를 받지 못했다. 그녀의 장례식은 현지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됐다. 이탈리아의 마테로 렌치 총리는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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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문화적 충돌이고 동시에 사회ㆍ정치적 충돌이다. 최선을 다하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은 근절되지 않는 현상“이라는 말을 남겼다. BBC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싶어했던 여성은 (죽음 후) 이탈리아 전국에서 기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튜브 등 대부분의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티지아나의 섹스 비디오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그녀를 비꼰 수많은 ‘브라보 패러디 사진’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로 티지아나의 전 남자친구 등 남성 4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