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훈련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외적인 상황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적 업무는) 구단과 에이전트가 알아서 한다. 나는 축구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게 그리 좋은 징조는 아니지만 독일에서 나를 인정한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9월 1일 유럽 이적시장 마감
볼프스부르크 377억원 제시
토트넘이 요구한 몸값 맞춰
영국 레스터시티·에버턴도 관심
“주전 활약 가능한 팀 선택할 것”
손흥민 측 이적 가능성에 무게
속마음을 숨기고는 있지만 손흥민도 이적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한 측근은 “이적설이 불거진 이유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아르헨티나)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리우 올림픽 본선을 치르며 손흥민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토트넘이든 볼프스부르크든 제3의 팀이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빌트’는 ‘프리미어리그의 두 클럽 레스터시티와 에버턴도 공격력 보강을 위해 손흥민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하며 한국인으로는 13번째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쉬는 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8경기(교체 15경기 포함)에서 4골에 그쳤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일부 홈 팬들은 “손흥민을 내보내야 한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볼프스부르크는 손흥민이 재기하기에 적합한 팀으로 보인다. 손흥민에게 핵심 선수 역할을 보장하는 등 영입에 적극적이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치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오래 경험해 별도의 적응 기간도 필요 없다. 손흥민의 측근은 “토트넘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붙잡지 않는 한 손흥민이 유니폼을 바꿔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단 손흥민은 다음달 1일 열리는 중국전에 집중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리우 올림픽 8강 탈락의 아쉬움이 더해져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서는 의욕이 더 커졌다. “지금도 누워있으면 온두라스전의 아쉬운 장면들이 떠오르곤 한다”는 손흥민은 “중국이 한 수 아래지만 열심히 준비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만 팬들이 응원해주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한국이 경기력뿐만 아니라 응원 문화에서도 중국에 앞서 있다는 걸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은 JTBC가 독점 생중계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