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어디가’가 정작 수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어디가’는 지난 3월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15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당초 목표는 전년도 입시 결과를 게재해 이를 기준으로 수험생이 자신의 점수와 비교해 진학 가능한 대학을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수시 접수 3주 앞두고 학생들 혼선
대학 커트라인 공개 기준 제각각
“병원 갔는데 의학백과사전 주는 격”
올해 수시모집에서 선발 비중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학별 자료는 수시 원서 접수를 불과 3주 앞둔 현재까지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 꺼리는 데다 양식도 다양해 취합이 늦어졌다. 26일까지 서울대를 포함한 100개 대학의 학종 자료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험생들은 사교육 업체에 눈을 돌린다. 재수생 최지은(19·인천시 남동구)씨는 “학원의 모의 지원 서비스는 점수를 입력하면 지원 가능 대학이 한눈에 검색된다. 대학마다 ‘상향’ ‘적정’ ‘안정’ 등 합격 가능성도 알기 쉽게 짚어준다”고 말했다. 고3 김진아(18·서울 서초구)양은 “‘어디가’의 검색 결과는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처방전 대신 의학백과사전을 던져주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유성석 교육부 대입제도과 사무관은 “‘어디가’는 진로와 진학을 설계한다는 관점에서 개발됐다. 성적을 기준으로 합격 대학을 찍어주는 사이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진학담당 교사는 “교육부가 대학 서열화라는 논란을 피하려다 유명무실한 사이트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