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로에서는 나흘 전에도 5t 트럭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에는 11t 화물차가 무게 중심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차에 실려 있던 생수가 인도와 도로로 쏟아져 교통이 정체됐다. 이 일대에서만 올해 들어 5건의 화물차 전복사고가 발생했다.
긴 내리막, 급커브 우회전 구간 원인
2009년 12월 개통 이후 41건 발생
경찰, 2.5t 이상 화물차 통행 제한
긴급제동시설 2곳 설치 등 대책 검토
절반가량인 20건이 2.5t 이상 대형 화물차에 의한 사고다. 사망 사고 역시 대형 화물차 전복·충돌로 인해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10일부터 이 도로의 2.5t 이상 대형 화물차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이동원 경비교통과장은 “도로관리청인 청주시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급한 대로 화물차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며 “상당산성 삼거리부터 명암타워 삼거리 내리막 차로 입구에 교통경찰을 배치해 대형 화물차를 우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로에서 화물차 전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길게 이어진 급경사와 회전 반경을 고려하지 않은 우회전 차로 때문이다. 명암~산성 도로의 경사도는 약 10%다.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정용일 과장은 “터널을 빠져나온 화물차가 1.9㎞의 내리막 구간을 달리면서 브레이크액이 끓어 제동이 불량한 상태가 되거나 잦은 브레이크 사용으로 드럼 온도가 상승해 제동 기능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짐을 많이 실어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차체의 중심이 높을 경우도 전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주 외곽순환도로와 연결되는 우회전 구간도 역시 문제다. 이들 도로가 만나는 우회전 지점은 90도의 급커브구간이다. 당초 이 지점에는 회전 반경이 넓은 입체교차로가 설치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의 구조로 도로를 건설했다.
시민들은 대형 화물차의 통행 제한에 찬성하고 있다. 청주시는 브레이크 고장 차량이 멈출 수 있는 길이 80m·폭 10m의 긴급제동시설을 내리막 구간 2곳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성도로와 동부우회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입체교차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