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 유임, 유일한 원년멤버

중앙일보

입력 2016.08.17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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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6일 개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장관 가운데 원년 멤버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번에 교체됐지만 윤 장관만 원년 멤버 중 유일하게 남게 됐다. 윤 장관은 이날로 재임 1255일째(2013년 3월 11일 취임)다. 1987년 대통령 단임제 개헌 이후 최장수 외교장관 기록이다. 이전 최장수 재임 기록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1028일)이 갖고 있었다. 윤 장관은 이미 ‘오병세’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 대통령 재임기간인 5년 내내 장관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윤 장관 교체 시 대북한 압박,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관련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배치 결정에 도가 지나친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전의 최전방에 있는 윤 장관을 바꿀 경우 마치 우리 정부가 한 걸음 물러나는 것처럼 중국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9월에는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2~3일)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중국 항저우), 동아시아정상회의(EAS·라오스 비엔티안), 유엔총회(뉴욕 유엔본부)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몰려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교체하면 사드 외교 공백 우려
중국에 잘못된 시그널 줄 수도”

앞서 2012년 12월 기용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이 이달 초 개각에서 유임된 데 이어 윤 장관도 내각에 남게 되면서 한·미·중·일의 외교 수장들이 3년 넘게 같은 카운터파트와 일하는 흔치 않은 상황을 맞게 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2013년 2월부터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