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현장을 찾은 북한의 2인자,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8일(현지시간)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날 리우센트루 3관에서 열린 여자탁구 경기에서 북한의 김송이 선수가 대만의 첸수유를 접전 끝 4-2로 물리치고 8강을 확정지으면서다. 최 부위원장은 전날 북한의 금메달 유망주였던 역도 엄윤철 선수가 은메달에 그치자 현장 응원을 그만두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었다. 8일 탁구 경기장을 떠나면서는 환한 미소를 지어 극과 극의 표정을 연출했다.
북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역도 엄윤철의 경기를 굳은 표정으로 보고 있다. 최룡해는 다음날 탁구 경기에선 북한 김송이 선수가 대만 선수를 꺾고 8강에 진출하자 환한 표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최룡해를 리우까지 보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스포츠 매니어로, 북한을 ‘체육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피력한 바 있다. 북한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최룡해의 어깨는 무겁다. 한국시간 9일 현재 북한의 메달은 엄윤철의 은메달 하나뿐이다. 김정은이 지시했던 “금메달 5개”엔 턱없이 모자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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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탁구 경기장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모습도 보였다. 여자탁구 단식 전지희 선수의 16강전과 남자탁구 단식 정영식 선수의 16강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룡해와 김 장관은 서로 다른 곳에 앉아 경기를 관람해 조우하는 일은 없었다. 전지희는 이날 경기에서 싱가포르 유맹유에게 1-4로 패해 8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남북 여성 탁구 대결은 무산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