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현효제(37)씨는 다양한 육군 군복 사진을 3년째 기록 중이다. 2014년부터 전국의 군부대를 찾아다니며 전투복, 활동복, 정복, 지뢰 탐지복 등 160종이 넘는 육군 군복을 촬영했다. 그동안 사진 찍은 군인 수만 1500명에 이른다.
현효제 작가가 지난 19일 서울 성수동 자신의 작업실에서 다양한 군복을 입은 모습을 담은 연작 사진 ‘육군 군복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군복 사진 촬영 3년째 현효제씨
‘가족에겐 미안한 게 많아요…’
주임 원사 인터뷰 계기로 관심
“목함지뢰 김정원 하사 가장 기억”
육군 군복 촬영은 2014년 육군 1사단 홍보영화를 찍기 위해 주임 원사를 인터뷰한 게 계기가 됐다. “‘나라에는 부끄러운 게 없지만 가족에게는 미안한 게 많다’는 그의 말이 꽤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여러 군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로 했고, 육군의 협조도 받아냈다. 그는 사진 찍기 전 군인들에게 “당신은 군인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군인의 참모습을 보여주세요”라고 주문한다. 그러면 군인들은 저마다 자유롭게 포즈를 취한다. “하지만 복무 기간이 길수록, 계급이 높을수록 군인 특유의 눈빛이 살아나 흥미로웠다”고 소개했다.
그는 6월 말부터 육군 행정학교 등에서 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 다음달 2~14일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2016 아시아프 앤 히든아티스트 페스티벌’에 참가해 ‘나는 군인입니다’라는 제목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씨는 “내 작품을 본 군인들이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긍지를 갖게 됐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목함 지뢰 부상을 당했다가 회복 후 이전 소속부대(수색대)로 복귀한 김정원 하사 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앞으로는 6·25와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사진을 찍을 계획이다. “아직까지 그분들에 대한 제대로 된 사진 기록이 없다. 한 분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글=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