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알바·명품중독…20대 다섯 여자의 속사정 궁금하죠?

중앙일보

입력 2016.07.21 00:52

수정 2016.07.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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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작보고회에 함께한 ‘청춘시대’ 다섯 배우. 왼쪽부터 박혜수·류화영·박은빈·한승연·한예리. [뉴시스]

“거실에 여자들이 모여 그 많은 대사를 서로 따다다 따다다 얘기하는 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요. 제가 맡은 진명이는 별로 얘기를 안 하지만.”

JTBC 새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의 현장 분위기를 한예리(32)는 이렇게 전했다. 22일 첫방송하는 이 드라마는 같은 셰어하우스에 사는 다섯 여자 이야기다. 20대 대학생인 이들은 사는 곳만 같을 뿐 취향과 처지가 5인 5색이다. 매사 발랄한데 남자친구에게는 쩔쩔매는 정예은(한승연 분), 입담 좋고 음담패설도 능한 송지원(박은빈 분), 명품도 남자도 많아 질시를 받는 강이나(류화영 분), 모든 것이 낯선 새내기 유은재(박혜수 분) 등.

내일 첫방송 ‘청춘시대’ 한예리
셰어하우스 배경 5인 5색 삶 다뤄
“성·남자에 대한 호기심 많지만
현실 힘들어 꿈이 사치가 되기도”
걸그룹 한승연·류화영 연기 도전

그 중 한예리가 연기하는 윤진명은 유독 힘든 청춘, 한예리의 표현으로 “피할 곳도, 기댈 곳도 없는” 처지다. 알바로 생활비를 버는 데 지쳐 연애는커녕 남과 어울리는 것도 관심없다. 미래를 꿈꿀 여유도 없다.

미묘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온 한예리. 이번에는 아픈 청춘을 연기한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현실이 힘들어 ‘꿈’이 사치가 되는 진명이를 보며 안스럽고도 응원하고 싶었어요. 작가 분이 워낙 대본을 잘 쓰셔서 아프다기보다 담담하게 느껴져서 더 좋았고요. 청춘의 연애 얘기는 많았지만, 청춘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게 흥미로워요. 여성이 중심인 드라마인데다 작은 얘기지만 공감이 많이 가요.” 한예리가 이 작품을 택한 이유다.

앞서 그는 충무로에서 ‘코리아’‘동창생’‘해무’등으로 단단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TV에선 ‘육룡이 나르샤’의 검객 척사광 역으로 대중적 인기를 더했다.

“그 때는 무술하는 게 버거워 그것만이라도 잘해야지 싶었어요. 촬영 전 변요한씨와 넌 삼한제일검이고, 난 천하제일검이야, 하면서 최면을 걸었죠. 무술감독님이 짜온 합을 현장에서 한 두 시간 만에 외우느라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죠(웃음).”


몸동작 익히는 데 도움이 된 건 무용이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그는 틈틈이 무대에 서며 연기활동과 병행한다. 이를 두고 ‘또 오해영’의 서현진은 공개석상에서 “부럽다”고 말했다. 한국무용을 함께한 중학교 동창이다. “현진이라면 언젠가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잘하기도 했고, 춤을 좋아하는 친구에요.”

그는 연기와 무용의 다른 즐거움을 들려줬다. “연기가 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같은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는 즐거움, 글로 쓰여진 걸 현실화·구체화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무용은, 제가 한국무용을 해서인지 계속 제 안을 들여다보게 되는 작업 같아요. 정반대죠. 그래서 도움이 많이 돼요. 춤을 출 때는 다른 생각 다 비우고 온전히 몸이나 마음에 집중할 수 있어요.”

‘청춘시대’의 맏언니 격인 그는 걸그룹 카라 출신의 한승연, 티아라에서 활동한 류화영 등 동료들에 대해 “의젓하다”는 말로 신뢰를 드러냈다. “일찍 일을 시작해서 그런 지 다들 그 또래보다 생각이 깊어요.”

여자들만 사는 극중 셰어하우스에선 성에 대한 얘기도 곧잘 입에 오른다. “여자들이 모이면 사실 많이 하잖아요. 특히 고교 때나 대학 초반은 호기심도 많고. 여성도 남성이란 존재에 대해 잘 모르니 궁금해하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거라고 봐요.”

타인들이 한 집 살며 미묘한 갈등, 노골적 다툼도 벌어진다. 이를 통해 각자 더 깊은 속사정이 펼쳐질 예정이다. “어느 집이나 괜찮은 것 같지만 사연 없는 사람 없듯, 이 친구들도 그렇죠. 그게 이 드라마가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마침 같은 시간대 경쟁작은 ‘굿와이프’, 전도연이란 엄청난 배우가 주연이다. “전도연 선배님을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저희는 소소하고도 야무지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취향이 다른 작품이라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대본은 마지막회까지 나왔지만 그는 극의 전개에 말을 아꼈다. 대신 윤진명을 위한 바람을 전했다. “이 드라마가 진명이에게 계속 물어요. 넌 꿈이 뭐야,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지금 청춘들은 꿈보다는 목표가 중요해져버린 것 같아요. 자신의 꿈이 뭔지 생각하기 쉽지 않고, 꿈이 있더라도 현실이 너무 각박해 꿈을 접고 목표에 맞춰 살아가고. 진명이에게는 꿈을 이루기에 앞서 꿈을 찾는 게 성장 아닐까요.”

글=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