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제작을 지원해 23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 소녀를 만나다’의 줄거리다. 현재와 같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에선 상상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장은연 감독은 영화 배경을 2020년 근미래로 설정했다. 장 감독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간담회에서 “젊은 관객들이 통일을 먼 훗날의 일이 아닌 가까운 미래로 받아들이기를 바랬다”고 설명했다.
그의 의도는 해외에서도 통했다. 지난달 제7회 로자파 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과 팬보이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는 “해외 영화제에선 영화의 미래 설정을 현재로 오해하고 질문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어서 현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답하곤 했다”고 말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지난해 통일부가 실시한 ‘2015 평화와 통일 영화 제작지원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중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공모전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러브레따’와 단편 부문 은상을 받은 ‘히치하이커’ 역시 해외에서 호응을 얻었다. ‘히치하이커’는 지난달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으며 ‘러브레따’는 오는 7월 열리는 마드리드 국제영화제에 출품됐다. 6·25 당시 헤어진 남편을 그리워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러브레따’의 서은아 감독은 간담회에서 “통일을 귀찮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올해에도 영화 제작지원을 위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고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공모를 받는다. 통일부 관계자는 “영화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새기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