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0~1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다른 외교장관들과 단체로 원폭위령비에 헌화하고 원폭자료관도 둘러볼 예정이다. 미국과 함께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 프랑스 외교장관의 히로시마 방문 역시 처음이다.
10~11일 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일, 원폭 피해국 이미지 부각 의도”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대통령으로서 일본을 방문하는 마지막 기회다. 미·일 관계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바마가 취임 첫해인 2009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며 노벨 평화상을 받은 만큼 사실상의 집권 마지막 해인 올해 히로시마를 방문해주길 바라고 있다.
문제는 미국 내 여론이다. 각종 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의 60%가량은 “원폭 투하가 전쟁 종결을 앞당기고 많은 미국 장병의 목숨을 구했다”고 답했다. 재향군인회를 중심으로 반발 가능성도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는 케리 국무장관의 방문 반응을 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란 백악관 고위 관리의 말을 보도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