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기도 시간' 좀도둑이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2016.04.0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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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꺼진 기도시간에 좀도둑 피해를 당한 한인교회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3일 오후 8시 LA지역 6가와 버질 인근의 남가주영광의교회(담임목사 김철수)는 수요기도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담임목사는 설교를 마친 뒤 평소와 같이 조명을 끄고 기도 시간을 진행했다.

남가주영광의교회서 피해
"유사 사건 몇 군데 더 있어"

김철수 목사는 "기도를 하려는데 처음 보는 여성 2명이 들어와 맨 뒷자리에 앉더라"며 "새 신자인 것 같아 기도회가 끝나면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곧 없어졌다"고 말했다.

기도회가 끝난 후 교인 1명이 가방 안에 있던 지갑(현금 200달러 포함)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교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 기도회 시간 동안 이 교인의 신용카드로 인근 주류대형마켓에서 수백 달러 이상의 물품 거래가 결제된 것.

김 목사는 "교회에는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고 기도와 찬양 시간이 되면 불을 끄고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을 악용한 사건 같다"며 "주변 교회 목사님들과 이 사건을 나누던 중 최근 다른 몇몇 교회에서도 유사한 피해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LAPD 수사관계자는 "교회는 다른 건물들에 비해 외부 사람이 쉽게 드나들 수 있고 방범 상태가 허술하기 때문에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에서는 예배나 기도 시간에 좀 더 종교 의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불을 끄기도 한다.

권태산 목사(올림픽장로교회)는 "꼭 조명을 끌 필요는 없지만 하나님께 모든 마음을 쏟을 수 있게끔 좀 더 집중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편"이라며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있는 교회 공간이라도 낯선 사람은 주의해야 하고 절도사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