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등기이사에 복귀했다. 2014년 3월 배임·횡령 등 형사 사건으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이다. 2대 주주(지분 8.57%)인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주주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조대식 SK㈜ 사장은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태원 후보의 경영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이날 최신원 SKC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기아자동차는 이사회 내 독립적 주주 권익 보호기구인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한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기아차의 기타 비상무이사에 재선임했다. LG화학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333개 기업 주총, 오너 책임 강화
최태원 2년 만에 SK㈜ 등기이사로
조양호 회장 장남, 대한항공 대표에
효성은 조석래 회장과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 삼남 조현상 부사장 등 총수 일가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반면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는 이날 주총에서 이재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퇴(임기 만료 후 사퇴)를 의결했다. 이로써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가 된 지 22년 만에 그룹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어났다. CJ그룹 측은 “건강 문제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CJ그룹 회장직은 유지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김기환·이현택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