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래스(MWC) 2016’에서 라지브 수리(Rajeev Suri) 노키아 회장은 “사물인터넷(IoT)이 5G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위해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말한 뒤 “IoT분야에만 3억5000만 달러(약 4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2G부터 5G까지 지원이 가능한 무선 엑세스 솔루션 ‘에어스케일(AirScale)’, 세계 최초의 전문가용 가상현실(VR)카메라 ‘오조(OZO)’와 같은 IoT 관련 제품도 MWC에서 선보였다.
휴대폰 사업부 매각 후 노키아는 2013년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의 지멘스 지분 50%를 26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사들이며 통신 장비로 눈을 돌렸다. 2015년엔 디지털 맵 ‘히어(HERE)’도 팔아 치웠다.
휴대폰 손뗀 뒤 통신장비 분야 주력
작년 영업익 20억 유로, 전성기 수준
IoT분야도 투자, 차기 먹거리 준비
지난달 발표된 지난해 매출은 125억 유로(약 17조원), 영업이익은 20억 유로(약 2조6500억원)를 기록해 전성기였던 2007년 영업이익률(15.6%)을 회복했다. 노키아는 MWC 2016에서 캐나다 소프트웨어 보안기업 나키나(Nakina) 시스템즈 인수도 추가로 발표했다.
노키아는 모바일 사업부 매각 당시 센서 개발과 통신 부문의 특허는 남겼다. 덕분에 팍스콘에서 만든 노키아 브랜드 태블릿 ‘N1’은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 5분 만에 동이 났다. 또 노키아가 삼성으로부터 받을 특허료는 올해만 7억 유로(약 9282억원)다. 노키아 관계자는 “앞으로 2년 동안 6억 유로(7956억원)의 특허료가 추가로 발생하며, 벨 연구소가 가진 특허 사용료는 협의 중”이라 말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7월 서울 삼성동에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일원화한 자사 최초의 ‘미래 기술 연구소(Advanced Technology Center)’를 설립하기도 했다. 3G, 4G LTE를 가장 빠르게 보급한 한국 IT 기업들과 5G 기술을 공동 개발해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노키아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외에도 일본·중국의 통신사와도 5G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며 “함께 기술을 개발하며 생태계를 만드는 비즈니스가 우리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